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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드 101

구글 바드, 써본 사람들의 반응은?

by -Joy- 2023. 3. 30.

구글 바드가 미국과 영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오픈한지도 벌써 일주일 이상 지났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용할 수 없지만 해외에서 바드를 먼저 만나본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바드의 성능은 어떨까요? 챗GPT나 빙과 비교해보면 어떤 게 더 나은 걸까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바드의 실제 성능은?

뉴스 기사를 검색해보니, 일단 제목부터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구글 바드를 테스트해보고 놀랐습니다 - 나쁜 방식으로요'라는 제목입니다. 기자분에 따르면 바드는 우리가 잘 아는, 전세계인이 이용하는 구글이 내놓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기능 면이나 지식 면에서 아쉬움이 많다고 합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었던 차이는 답변을 생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바드가 답변을 생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챗GPT나 빙이 걸린 시간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이유는 이들의 기반이 되는 언어 모델의 차이에 있습니다. 일전에 구글 바드와 구글 스패로우를 비교하는 글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바드는 LaMDA라는 비교적 '경량'인 언어 모델을 활용하는데, 이 LaMDA는 챗GPT에 기존에 적용되었던 GPT-3 모델과 비교해보면 약 22% 정도 가볍습니다. 그만큼 파라미터 수가 적은 것이고 학습한 데이터의 양이 적은 것입니다. 이 때문인지 바드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을 모두 알려줘'라는 비교적 간단해보이는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출처: Sabrina Ortiz/ZDNET

확인차 챗GPT에게 동일한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2021년까지의 정보만 입력되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때까지의 대통령은 모두 알려주고 있습니다. 백악관 사이트에 기재되어있는 정보와 비교해보니 순서가 모두 일치하고 있습니다. 

 

위의 예시 외에도, 구글에서 'bard cannot answer'라는 키워드로 이미지 검색을 해보면 바드가 답변을 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굉장히 많은 예시를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챗GPT의 경우 때로는 없는 정보를 그럴싸하게 창조해서 답변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보면, 학습한 정보가 없을 때 처음부터 '나는 모른다'라고 솔직히 말하는 바드가 좀 더 믿음이 가는 것도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구글 바드가 구글 검색을 대체할 수 있으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해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구글 바드는 아직 챗GPT나 빙 AI 채팅과는 다르게 코딩 작업도 불가하다고 합니다. 구글 바드에게 코딩 관련 요청을 하면 아래와 같이 '못한다'는 답변만 출력된다고 하네요. 이미 챗GPT와 빙 채팅에 익숙해진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을 느낄만한 또 하나의 단점이 되긴 하겠습니다. 이밖에도 빙과 챗GPT에는 얼마 전 멀티모달 방식이 적용되어 이제 대화창에서 AI 이미지도 직접 생성해주고 있는 등 업데이트 때마다 새로운 기능이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으니, 구글의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입니다. 이렇게 구글이 비교당하기만 하지 않고 구글 바드 자체로서 사용자들에게 놀라움을 주려면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업데이트 작업을 서둘러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출처: Sabrina Ortiz/ZDNET

 

구글 바드의 경우 답변 하단에 'Google it'이라는 버튼이 달리고, 클릭하면 구글 검색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사용자의 요청이나 질문을 검색어 형태로 변환해주고, 이를 바로 구글에서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다만, 위의 기자분에 따르면 이 기능에도 아직은 불편한 점이 있다고 합니다. 구글 검색페이지로 넘어가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냥 해당 검색어로 검색을 해주기만 할 뿐 사용자가 검색 결과를 하나씩 클릭해서 확인해야 하는 건 기존과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냥 처음부터 구글 검색으로 갔으면 되었을 것을 굳이 바드를 거쳐서 간 것이 되니 오히려 번거로운 절차만 추가된 셈입니다. 이 측면으로 보아도 구글 바드가 아직까지는 사용자의 검색 경험을 개선해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고, 이에 대해서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구글이 만들고자 했던 바드의 모습은?

구글에 따르면 바드는 검색이 아니라고 합니다. 바드는 지식 모델이 아닌 대규모 언어 모델일 뿐이며, 단지 사람의 말처럼 들리는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을 뿐 그 텍스트가 사실에 기반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에는 능숙하지 않은 게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바드를 검색 엔진처럼 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애초부터 검색 엔진이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으며, 진짜 전략은 바드의 대화형 AI를 구글 검색과 통합하여 사용자의 검색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구글의 메인 서비스인 구글 검색에 있어 일종의 협업자가 될 거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현재는 구글 바드와 구글 검색이 별개의 사이트 상에서 구현되고 있고, 구글 검색에서는 아예 바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으며, 구글 바드에서 'Google it' 버튼을 누르면 구글 검색으로 이동하는 것 정도의 연동만 되어있습니다. 이에 아직은 구글이 말하는 '협업'의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추후 실제로 두 서비스가 통합된다면 구글 검색의 검색 결과 리스트 옆에 바드가 사이드바처럼 붙어서, 검색 결과에 대해 사용자가 좀 더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형태 등으로 적용된다고 합니다. 그때가 되면 바드가 구글 검색 결과에 대해 기존보다 더욱 유용한 정보를 쏙쏙 뽑아주거나, 검색 결과에서 확인되는 내용을 요약해주는 등으로 검색 경험을 최적화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대감을 안고 그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아, 그 전에 우리나라에서도 바드를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길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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