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네이버 지식IN을 위협하는 날이 올까

챗GPT는 인간이 실제로 구사하는것과 같은 자연어 처리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인간과의 대화와 질문에 대한 답변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혹시 챗GPT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지식공유 플랫폼인 네이버 지식IN, 해외의 경우 Quora와 같은 서비스를 위협할 수 있을까요? 챗GPT가 이렇게 답변을 잘 하는데, 챗GPT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정확도만 높여준다면 이런 서비스들이 챗GPT로 대체되고 사라지지는 않을까요? 이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챗GPT와 1:1 질답 vs. 방대한 유저들과 질답

네이버 지식IN과 Quora와 같은 지식공유 플랫폼은 한 명의 질문자가 질문을 올리고 여러 명의 답변자가 답변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A라는 유저가 답을 모르더라도 B라는 유저가 답을 알고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챗GPT는 답을 모르거나, 질문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의미가 모호한 경우 '죄송하지만 모르겠습니다'로 끝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챗GPT의 단점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굉장히 큰 USP가 지식공유 플랫폼 쪽에는 존재하는 것입니다. 물론 미래의 챗GPT는 보다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불러와 인간의 모든 질문에 대해 정확한 답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적어도 2023년 2월 현재로서는 특히 답변의 정확도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네이버 지식IN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과거에 작성된 질문과 답을 다른 사용자들이 언제든 와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남겨진 질문과 답변은 네이버와 사용자들에게 일종의 '자산'이 되고, 이런 플랫폼에 쌓인 자산은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할 때마다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챗GPT는 어떤가요? 사용자의 질문과 챗GPT의 답변이 그 사용자의 계정 속에만 남게 됩니다. 다른 사용자는 이용할 수 없는 개인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 사용자들이 지식과 의견을 교류하고, 사람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그 내용이 '아카이브'로 남는 점을 지식공유 플랫폼의 특징으로 본다면 챗GPT에는 이런 특징이 없는 것입니다.

 

SMALL

 

챗GPT 혼자서 답변 vs.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용자가 답변

챗GPT는 1:1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매우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저가 질문을 하면 챗GPT는 질문에 대해 가장 적절한 답변을 생성하여 유저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식IN에서는 어떤가요? '지식공유' 플랫폼이긴 하지만 단순히 지식을 공유하는 것 뿐아니라 유저들이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지식을 바탕으로 한 의견도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지식IN은 아무래도 한국어로 서비스되는 특성 상 한국의 문화, 한국이라는 지리적 위치, 한국의 종교 등 한국의 특성과 관련된 질답이 많이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이러한 일종의 '문화적인 요소'를 적절히 반영하는 것에 아직까지는 챗GPT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질문을 한국어와 영어로 했을 때 한국어 답변이 단순히 영어 답변의 번역문이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많고, 한국에서는 적용하기 쉽지 않은 답변을 받는 경우가 아직까지는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네이버 지식IN과 같은 정보공유 플랫폼에서는 방대한 유저가 다양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네이버 지식IN에서는 다섯 명의 답변을 받았다면 다섯 개 답변의 관점이 조금씩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챗GPT와 같은 '학습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는 대체로 학습한 데이터의 평균값을 답변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기에 답변에서 '다양성'이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사람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나중에는 이런 기능도 탑재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챗GPT와 같은 서비스가 해결할 수 없는 지점으로 보입니다.

 

오늘의 결론

네이버 지식IN과 Quora 등의 정보공유 플랫폼이 언제든 위협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이들 서비스가 챗GPT에 의해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상식을 필요로 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고, 이 지점에 있어서는 챗GPT가 가진 약점이 (아직까지는) 많아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쩌면 이미 위협은 받기 시작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챗GPT는 이미 단순한 정보 검색 기능을 넘어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서 복잡한 문제를 마주쳤을 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즉각 즉각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연어 처리 기술이 강점인지라, 사용자가 단 한 문장으로된 질문만 하나 검색해도 사용자의 검색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답변을 몇 초만에 제공합니다. 반면 네이버 지식IN과 Quora와 같은 정보공유 플랫폼은 질문자가 질문을 남긴 후에 다른 사용자들이 답변을 '남겨줄' 때까지 무한정 대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네이버 지식IN까지 가지 않더라도, 일반 '구글링'을 하더라도 원하는 답변을 단 몇 초만에 찾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실제로 구글링으로 검색을 하는 유저의 상당수는 검색어를 바꾸어 재검색한다는 통계가 있다는 기사를 얼마 전 읽은 기억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즉각적인 답을 원할 것이고, 이 지점에서 네이버 지식IN에서든 구글링에서든 답답함을 느낀 많은 사용자들이 이미 챗GPT쪽으로 돌아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조만간 'MZ 세대는 맛집 검색 시 챗GPT 활용한다'는 기사가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챗GPT와 같은 기술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기존 플랫폼들도 당연히 이를 느끼고 있을 것이고, 사용자들의 경험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플랫폼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사용자들은 결국 조금이라도 더 편리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을 택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챗GPT가 불러올 각종 변화, 웹 및 블로그 생태계 변화, 컨텐츠 평준화, AI 작가, 데이터 중립성